8월 05, 2026
에디터 김하얀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진정으로 의미 있는 것은 무엇일까. 매년 하나의 질문에서 출발하는 부쉐론의 까르뜨 블랑슈(Carte Blanche)는 올해 그 답을 가장 근원적인 존재, 인간에게서 찾았다. ‘Human Being’ 하이 주얼리 컬렉션은 인간을 하나로 연결하는 ‘닮음’과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고유한 ‘다름’에 주목하며, 각자가 지닌 특별한 아름다움을 5점의 주얼리에 담아냈다. 메종의 혁신적인 창의성과 장인 기술을 결합해 탄생시킨 이 컬렉션은 주얼리와 예술의 경계를 확장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인간의 본질을 담은 하이 주얼리
까르뜨 블랑슈는 부쉐론이 선보이는 가장 실험적이고 예술적인 하이 주얼리 컬렉션이다.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창의성과 혁신의 가능성을 탐구하며, 매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레어 슈완(Claire Choisne)의 질문에서 시작된다. ‘오늘날 진정한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답을 하이 주얼리라는 언어로 풀어낸 것이다. 2024년에는 점차 희소해지는 물의 가치를 조명한 ‘오어 블루(Or Bleu)’ 컬렉션을, 2025년에는 자연의 소멸을 화두로 한 ‘임퍼머넌스(Impermanence)’ 컬렉션을 선보였다. 그리고 올해, 부쉐론은 점점 더 인공적으로 변해가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는 결국 인간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Human Being’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공개했다. 이 질문에서 출발한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는 5점의 하이 주얼리를 통해 인간을 연결하는 ‘닮음’과 각자를 유일한 존재로 만드는 ‘다름’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이를 위해 메종의 클러스터 모티브를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여러 개의 젬스톤이 조화를 이루는 네크리스와 링으로 구성된 5개의 주얼리 세트는 동일한 형태적 기반 위에서 각기 다른 미학과 고유성을 지닌다. 모든 작품은 공통된 디자인을 공유하면서도 서로 다른 장인 기술과 제작 기법을 통해 완성되었다. 볼륨의 변화, 젬스톤의 배열, 빛을 다루는 방식의 미묘한 차이는 각각의 작품에 독창적인 존재감을 부여하며, 저마다 다른 인간의 개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가까이에서 들여다볼수록 선명해지는 고유한 매력처럼, 2026 까르뜨 블랑슈 ‘Human Being’ 하이 주얼리 컬렉션은 외적 아름다움을 넘어 존재 자체의 본질과 가치를 찬미한다. 각기 다른 개성과 특성을 구현하기 위해 정교한 하이 주얼리 노하우를 집약한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서로 다른 분야의 장인들이 협업해 약 1만4천 시간에 걸쳐 완성한 이번 컬렉션은 부쉐론이 오랜 시간 축적해온 기술적 깊이와 장인 정신, 그리고 메종만의 창조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결과물이다.
In Bloom
막 피어나기 시작한 꽃봉오리부터 완전히 만개한 꽃잎에 이르기까지, 개화의 모든 순간이 하나의 네크리스에 펼쳐진다. 착용하는 순간 몸 위로 꽃이 피어나는 듯한 ‘플라워(FLOWER)’ 네크리스는 마이크로 미니어처 페인팅(micro-miniature painting)을 통해 탄생했다. 아주 작은 로즈 쿼츠에 빛과 그림자의 변화를 쌓아 입체감을 표현하는 것이 이 작품의 핵심이다.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스톤 중에서도 색감과 투명도가 균일한 로즈 쿼츠를 엄선한 뒤, 장인이 미세한 붓으로 꽃잎의 결을 한 겹씩 섬세하게 그려 넣는다. 각각의 로즈 쿼츠는 확대 장비를 통해 개별적으로 채색되며, 모든 스톤이 하나의 꽃처럼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집중력과 숙련된 기술이 요구된다. 풍부한 색조를 품은 각각의 스톤을 제작하려면 마이크로 페인팅과 매트 바니시 공정을 포함해 평균 10시간이 소요되며, 세트 전체에 투입된 작업 시간만 1천2백 시간이 넘는다. 완성된 스톤은 형태에 맞춰 정교하게 가공한 뒤 클로나 콜렛 같은 금속 고정 장치가 드러나지 않는 핀 구조에 장착한다. 덕분에 꽃잎 본연의 형태와 막 피어난 꽃의 생명력을 더욱 생생하게 구현할 수 있다.
1 총 1,532캐럿의 핑크 쿼츠에 총 3.26캐럿의 다이아몬드를 파베 세팅해 완성한 ‘플라워(FLOWER)’ 네크리스.
2 핑크 쿼츠에 새긴 꽃은 장인의 손에서 탄생하며 높은 수준의 기술을 요한다.
3 프린팅된 핑크 쿼츠를 보호하기 위해 바니시 처리하는 모습.
2 핑크 쿼츠에 새긴 꽃은 장인의 손에서 탄생하며 높은 수준의 기술을 요한다.
3 프린팅된 핑크 쿼츠를 보호하기 위해 바니시 처리하는 모습.
“‘Human Being’ 컬렉션은 가장 소중한 존재인 인간에 주목한 것으로
모두 동일한 형태를 띠지만,
서로 다른 노하우(savoir-faire)를 기반으로 완성된다”
Flowing Radiance
찬란한 빛에 대한 탐구에서 출발한 ‘라이트(LIGHT)’는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모거나이트를 조합하고 배치해 독창적인 조형미를 완성했다. 일부 스톤은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빛이 스톤 사이를 자유롭게 통과하고 내부로 더욱 풍부하게 확산되도록 설계했다. 이처럼 빛의 움직임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모든 제작 과정에 높은 수준의 정밀성이 요구된다. 그 첫 단계는 젬스톤의 선택이다. 동일한 컬러 농도를 지닌 1,500캐럿 이상의 모거나이트를 확보하기 위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으며, 각 스톤의 특성과 전체적인 조화를 고려해 하나씩 선별했다. 특히 섬세한 모거나이트를 보호하기 위해 스톤 내부에 손상을 줄 수 있는 해머링 기법은 배제했다. 대신 장인들은 각 스톤의 형태에 맞춰 프롱(prong)을 세심하게 조정하고 나사 방식으로 고정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또 모거나이트 클러스터에 다이아몬드를 직접 세팅하기 위해 스톤 내부를 가공하고, 메탈 프레임워크가 자리할 공간을 확보한 뒤 최종 세팅을 완성했다. 이 주얼리 세트는 빛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 약 3천7백50시간에 걸친 장인 정신과 혁신적 공정을 쏟아부어 얻은 결실이다. 부쉐론은 이를 통해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하이 주얼리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4 0.72캐럿의 페어 컷 다이아몬드와 총 174캐럿의 모거나이트로 구성한 ‘라이트(LIGHT)’ 링.
5 무려 1,547캐럿의 모거나이트에 총 1.34캐럿의 트로이디아 컷 다이아몬드를 배치한 ‘라이트(LIGHT)’ 네크리스.
5 무려 1,547캐럿의 모거나이트에 총 1.34캐럿의 트로이디아 컷 다이아몬드를 배치한 ‘라이트(LIGHT)’ 네크리스.
Suspended Drops
다이아몬드가 피부 위로 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순간을 형상화한 ‘레인(RAIN)’. 소재의 존재감을 극도로 절제한 이 작품은 마치 시간과 공간 사이를 부유하는 듯 초현실적인 인상을 자아낸다. 비의 투명함과 유려한 흐름을 강조하기 위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레어 슈완은 메종이 오랜 시간 활용해온 록 크리스털을 다시 선택했다. 정교하게 조각한 록 크리스털 안에 속이 빈 물방울 형태를 만들고, 내부에는 식물성 레진을 여러 겹으로 채운 뒤 각 층에 다이아몬드를 하나씩 수작업으로 배치했다. 그 결과 어느 방향에서 보든 입체적인 실루엣을 느낄 수 있으며 총 4천8백 개 이상의 다이아몬드는 록 크리스털 내부에서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착시를 만들어낸다. 각각의 물방울은 유연한 움직임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절 구조의 메탈 프레임으로 연결했으며, 완벽한 투명성을 위해 연결 부위에도 다이아몬드를 세팅했다. 또 제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세한 기포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공정은 진공 상태에서 진행됐다. 이렇듯 ‘레인’은 자연이 빚어낸 찰나를 포착하고, 보이지 않는 기술과 장인 정신을 통해 이를 영원한 조형으로 완성한 하이 주얼리다.
6 록 크리스털과 다이아몬드 파베 세팅으로 완성한 화이트 골드 ‘레인(RAIN)’ 네크리스.
7 ‘레인’을 제작하기 위한 첫 작업은 록 크리스털을 정교하게 조각해 속이 빈 물방울 형태를 만드는 것이다.
7 ‘레인’을 제작하기 위한 첫 작업은 록 크리스털을 정교하게 조각해 속이 빈 물방울 형태를 만드는 것이다.
The Craft of Inscription
피부에 새긴 타투에서 영감받은 ‘타투(TATOO)’는 주얼리와 신체, 장식과 예술이 만나는 지점을 탐구한 작품이다. 디자인 모티브는 빅토리아시대 타투의 미학에서 출발했다. 양귀비와 장미, 박새, 나비, 식물 등 메종이 오랫동안 탐구해온 상징과 아카이브에서 차용한 요소를 결합해 풍부한 서사를 완성했다. 이 문양들은 네크리스와 링의 중심에서 바깥을 향해 오차 없는 대칭을 이루며 펼쳐진다. 마치 피부에 직접 새긴 타투처럼 신체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타투 네크리스는 주얼리와 타투의 경계를 흐리는 독특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이 같은 실재감을 구현하기 위해 선택한 소재는 스모키 쿼츠다. 고대부터 전해 내려온 전통 조각 기법인 글리프틱 아트(glyptic art)를 적용해 빛의 투과와 입체적인 부조 효과를 이끌어냈다. 각 스톤의 뒷면은 글리프틱 장인이 직접 조각했는데, 색을 사용할 수 없는 이 기법은 표면의 질감과 미세한 명암의 차이만으로 남다른 디테일을 만들어낸다. 모든 선과 굴곡은 빛이 반사되는 방식까지 고려해 설계됐으며, 조각 작품을 연상시키는 완성도를 구현했다. 특히 이번 세트를 위해 장인들은 2백 개가 넘는 전용 도구를 직접 개발했다. 각각의 도구는 특정 공정에 맞춰 제작됐고, 단단한 쿼츠를 다루는 과정에서 끊임없는 수정과 보완을 거쳤다. 마모된 도구 역시 반복적인 연마와 개조를 통해 최적의 형태로 발전했으며, 이러한 집요한 연구 끝에 쿼츠에 정확한 패턴과 질감을 표현할 수 있었다.
8 580캐럿의 스모키 쿼츠, 1.74캐럿의 트로이디아 컷 다이아몬드로 제작한 화이트 골드 ‘타투(TATOO)’ 네크리스.
Geometry Reimagined
‘체커스(CHECKERS)’는 클레어 슈완이 가장 사랑하는 체크 패턴, 하운즈투스에서 착안했다. 블랙 오닉스에 직물의 구조를 새겨 마치 쿠튀르 의상처럼 해석한 이 주얼리는 부쉐론이 오랜 시간 이어온 패션계에 대한 존중과 메종만의 창조적 시선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의 핵심은 단순히 패브릭 패턴을 주얼리에 옮기는 것이 아니다. 오닉스 표면에 인그레이빙해 직물의 질감과 깊이감까지 표현하고자 했다. 제작 초기 단계부터 전체적인 균형과 형태의 조화를 고려한 CAD 모델링을 진행했으며, 워치메이킹 분야에서 주로 활용하는 초정밀 기술인 펨토 초 레이저(femtosecond laser)를 도입해 오닉스 표면을 원하는 깊이로 가공했다. 초고속 마이크로 펄스를 연속적으로 발사하는 이 기술은 패턴의 질감과 입체감을 살리는 동시에, 스톤 본연의 구조를 보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술적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하운즈투스 패브릭이 네크리스 위에 자연스럽게 드리운 듯한 효과를 이루기 위해, 장인들은 물방울 형태의 각 스톤 위에서도 하나의 패턴이 끊김 없이 이어지도록 고안했다. 1백63개의 오닉스는 각각의 형태에 맞춰 개별적으로 디자인·가공했으며, 곡면 위에서도 시각적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밀하게 패턴을 새겼다. 마지막으로 네크리스 중앙에 배치한 6개의 오닉스는 착용감을 고려해 내부를 비우는 공정을 거쳤다. 소재에 대한 깊은 이해와 장인의 기술, 첨단 공정의 결합으로 완성된 ‘체커스’는 패션과 주얼리, 예술과 기술이 공존하는 부쉐론만의 창조적 비전을 보여준다. 문의 080-822-0250.
9 다이아몬드를 세팅하기 위해 오닉스 중앙 내부를 비우는 작업이 필수인 ‘체커스(CHECKERS)’ 네크리스.
10 하운즈투스 패턴의 연결성을 위해 1백63개의 오닉스 스톤을 개별적으로 설계·가공한다.
11 총 1,535캐럿의 오닉스와 2.63캐럿의 트로이디아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화이트 골드 ‘체커스’ 네크리스.
10 하운즈투스 패턴의 연결성을 위해 1백63개의 오닉스 스톤을 개별적으로 설계·가공한다.
11 총 1,535캐럿의 오닉스와 2.63캐럿의 트로이디아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화이트 골드 ‘체커스’ 네크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