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istry of Enam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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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07, 2026

에디터 김하얀

유리질 재료인 에나멜을 다이얼에 올린 뒤 고온에서 소성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에나멜링은 제작 과정에서 미세한 균열과 기포, 색상의 변화 등이 발생할 수 있어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는 장식 기법이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2백71여 년에 걸쳐 이러한 에나멜 장식 기술을 꾸준히 계승하고 발전시키며 워치메이킹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구축해왔다. 지금부터 바쉐론 콘스탄틴이 선보여온 주요 에나멜링 기법과 이를 적용한 헤리티지 타임피스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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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crafted Engraving
에나멜링 기법 중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샹르베(champlevé)는 다이얼이나 케이스 등의 금속 표면을 파낸 뒤, 그 공간에 에나멜을 채워 넣는 기술이다. 여러 차례의 소성을 거쳐 에나멜을 융착시키고, 마지막에는 표면을 연마해 매끄럽게 마감한다. 금속 표면에 다양한 형태의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어 기하학적인 패턴부터 꽃과 동물, 풍경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문양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포켓 워치 레퍼런스 12161은 플로럴 모티브를 중심으로 장식해 고전적이고 앤티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작품에서 두드러지는 자연의 유기적인 곡선과 풍부한 색채에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유행한 아르누보 양식이 반영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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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inting of art
미니어처 페인팅(miniature painting)은 작은 다이얼에 세밀한 이미지를 구현하는 고난도 에나멜 장식 기법이다. 한 번에 짙고 두껍게 색을 올리는 대신, 얇은 층을 차례대로 도포하고 각각 소성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원하는 색감과 명암, 세부 묘사를 완성한다. 마지막에 에나멜 플럭스 성분을 더해 표면을 보호하고 광택을 높이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1994년에 제작한 바쉐론 콘스탄틴의 포켓 워치 레퍼런스 11033은 미니어처 페인팅의 정교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헤리티지 타임피스다. 다이얼에는 캐비노티에 워크숍에서 작업하는 장인들의 모습이 담겨 있으며, 스위스 미니어처 페인팅 장인 뮈리엘 세쇼(Muriel Séchaud)의 서명을 담아, 회화적 완성도와 메종의 장인 정신을 함께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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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메이킹 분야에서 오랜 시간 축적해온
바쉐론 콘스탄틴의 기술력은
에나멜링 과정에서 발생하는 무수한 변수와 오차를
섬세하게 제어하며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Luminance in Layers
소성 시간을 초 단위로 정밀하게 제어해야 하는 그리자유(grisaille) 기법은 블랙에 가까운 어두운 에나멜 바탕에 불투명한 흰색 에나멜을 얇게 여러 겹 올려 명암을 표현한다. 흰색 에나멜의 농도와 층을 조절해 밝기의 차이를 만들어내며, 이를 통해 형태와 입체감을 부여한다. 특히 열이 조금만 과도해도 색상 혹은 표면이 변하거나 명암의 경계와 디테일이 흐려질 수 있어 높은 숙련도가 요구된다. 바쉐론 콘스탄틴 역시 그리자유 기법은 오랜 훈련과 정밀한 소성 과정이 필요한 분야라고 설명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캐비노티에 그리자유 터틀(Les Cabinotiers Grisaille–Turtle)’을 들 수 있다. 바다를 연상시키는 다이얼에 산호와 거북이를 섬세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빛과 그림자의 대비를 통해 깊은 바닷속 풍경을 연출했다. 색채를 절제하고 명암을 중심으로 구성한 다이얼은 수심이 깊어질수록 주변의 색이 사라지고 빛과 그림자만 남은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마스터 장인은 먼저 미니어처 페인팅으로 밑그림을 완성하고, 그림자의 형태와 깊이를 예상하며 세부적인 구성을 잡는다. 이후 어두운 에나멜층에 ‘리모주 화이트’라 불리는 흰색 에나멜을 얇게 올리고, 각 층을 정해진 시간 동안 가마에서 소성한다. 10회 이상 반복하면서 거북이와 주변 자연환경에 점차 형태와 깊이를 더한다. 수많은 층을 쌓아 올리는 긴 작업 끝에 약 1백20시간에 걸친 에나멜링이 완성되며, 깊은 바닷속을 연상시키는 초현실적인 장면이 다이얼 위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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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tery Within the Lines
클루아조네(cloisonné)는 얇은 골드 또는 실버 와이어를 이용해 밑그림의 구획과 윤곽을 만든 뒤, 그 안에 색색의 에나멜을 채워 소성하는 기법이다. 금속 선으로 나눈 각각의 공간에 에나멜을 채우고, 여러 차례 소성을 거치면서 원하는 볼륨과 컬러를 얻는다. 공정이 끝나면 다른 기법과 동일하게 래핑 공정 및 유약처리 등을 거쳐 매끄럽게 마감한다. 1953년에 제작한 레퍼런스 11579는 1950년대 유럽의 건축과 장식, 회화, 조각 등에서 나타난 예술적 흐름을 반영한 모델이다. 당시 스위스 예술가 한스 에르니(Hans Erni)의 작품에서 영감받아 둥근 형태와 유려한 곡선을 추상적으로 풀어낸, 이른바 ‘자유로운 양식’을 다이얼에 구현했다. 얇게 구부린 금속 선으로 각 문양의 영역을 나누고 그 안에 다채로운 에나멜을 채워, 태양을 중심으로 생동감 있는 구성을 완성했다.


문의 1877-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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