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tage in 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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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04, 2026

에디터 성정민

타 주얼리 메종과 다른 창의적이고 독보적인 행보를 통해 주얼리를 넘어 아트 피스에 가까운 하이 주얼리를 선보여온 부쉐론. 올해 메종은 아카이브에서 영감받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하이 주얼리 ‘이스뚜아 드 스틸(Histoire de Style)’ 컬렉션, ‘Nom : Boucheron Prénom : Frédéric’을 통해 창립자 프레데릭 부쉐론의 이야기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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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힘은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비롯된다’는 철학 아래 감각적인 하이 주얼리를 전개해온 메종 부쉐론. 1858년 프레데릭 부쉐론(Frédéric Boucheron)이 파리에 첫 번째 부티크를 열며 역사를 시작했다. 동시대 주얼러들은 전통을 답습했지만, 그는 제작 규칙을 새롭게 정의했고, 독창적이며 독보적인 디자인을 선보였다. 이러한 철학과 정신은 1백68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방돔 광장(Place Vendôme)에 살아 숨 쉬고 있다. 그의 선구적 정신을 잇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레어 슈완(Claire Choisne)은 이번 컬렉션에서 스스로를 드러내기보다 천재성을 증명한 창립자의 초상에 집중했다. 방돔 광장에 최초로 부티크를 연 주얼러인 프레데릭 부쉐론은 관습을 거부하며 파리지엔 주얼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는 특히 자연, 그중에서도 불완전함에 깃든 사실적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 직물 상인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주얼리의 디자인과 착용 방식에 독창적 언어를 적용하고자 했다. 그 덕분에 혁신적 착용 방식을 제안하는 새로운 형태의 주얼리를 탄생시킬 수 있었으며, 주얼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오버사이즈 주얼리를 창조해낼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은 그의 작업에 언제나 ‘사람’, 그리고 그 사람이 속한 시대가 지닌 열망에 대한 부응이 담겨 있기에 가능했다.
클레어 슈완은 프레데릭 부쉐론의 아카이브에서 영감받아 4점의 하이 주얼리를 디자인하며 그에게 경의를 표한다. 컬렉션 출시와 함께 공개되는 2026 이스뚜아 드 스틸(Histoire de Style) 캠페인은 흑백 톤으로 연출되어 메종 아카이브의 시각언어를 환기하고, 각 작품의 본질에 집중하게 한다. 스튜디오는 4개의 챕터에 맞춰 4벌의 드레스를 맞춤 제작했는데, 이는 창립자가 살던 시대 여성들의 스타일에서 착안한 것이다. 이 과정은 자연스럽게 오트 쿠튀르의 아버지라 불리는 샤를 프레데릭 워스(Charles Frederick Worth)를 떠올리게 한다.
컬렉션은 2026년 1월 26일, 메종의 역사적 근본인 방돔 광장 26번지(26 Place Vendôme)에서 공개했으며, 오텔 드 노세(Hôtel de Nocé)의 프라이빗 아파트먼트에서 펼쳐지는 몰입형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관객들에게 창립자의 시대 속 파리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기회를 선사했다. 2026년 칸 국제영화제(Cannes Flim Festival)를 통해서도 소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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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DDRESS

1893년, 프레데릭 부쉐론이 자리 잡은 방돔 광장에서 출발한 ‘어드레스(The Address)’. 당시 방돔 광장은 뤼 드 라 페(Rue de la Paix) 옆 조용한 주거 지역에 불과했지만, 그는 튀일리 정원으로 산책을 나서는 세련된 파리 여성들과 광장의 장엄한 건축미에서 가능성을 읽어냈다. 특히 하루 종일 햇살이 드는 코너 건물인 26번지는 쇼윈도에 전시된 젬스톤을 가장 찬란하게 빛낼 조건을 갖추었다. 그의 선택은 곧 상징이 되었고, 방돔 광장은 전 세계 하이 주얼리를 대표하는 장소로 자리매김했다. 클레어 슈완은 부쉐론 메종의 시작인 방돔 광장의 팔각 형태를 연상시키는 아카이브 네크리스에 현대적 감각을 더해 재탄생시켰다. 선을 더욱 또렷하게 다듬고 화이트 골드와 다이아몬드를 블랙 래커와 조합해 강렬한 대비를 완성했다. 중심에는 에메랄드 컷 모티브가 반복되는 미장 아빔(mise en abyme) 구조가 자리하며, 중앙에 10.01캐럿 다이아몬드를 세팅했다. 바게트 컷, 라운드 컷, 에메랄드 컷 다이아몬드를 건축적으로 레이어링해 빛을 극대화했다. 블랙 래커로 둘러싸인 칼라는 여러 관절 구조로 이루어졌음에도 하나의 조각처럼 자연스럽게 목선을 따른다. 중앙 모티브는 분리해 링으로도 착용 가능하다. 총 1천1백7시간의 제작 과정을 거쳐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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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chives Boucheron

THE SPARK

1879년, 프레데릭 부쉐론은 세계 최초의 잠금장치 없는 네크리스, ‘퀘스천 마크(Question Mark)’를 선보였다. 착용자가 주얼리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주얼리가 신체에 적응해야 한다는 그의 발상에서 출발한 혁신이었다. 부쉐론 아틀리에에서는 이를 위해 수많은 미세 부품이 연결된 히든 스프링 블레이드 구조를 통해 유연한 착용감을 구현했고, 복잡한 메커니즘이 외부에 거의 드러나지 않도록 설계했다. 장인 정신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1889년 파리 세계박람회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클레어 슈완은 1884년 촬영한 아카이브 사진에서 영감받아 다양한 기하학 컷 다이아몬드를 배치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0.81캐럿 마키즈 컷을 시작으로 1.71캐럿 아셔 컷, 1.75캐럿 오벌 컷, 2.09캐럿 헥사고널 컷, 2.02캐럿 페어 컷, 3.07캐럿 에메랄드 컷, 2.96캐럿 라운드 브릴리언트 컷으로 이어지며, 바게트 컷 헤일로로 둘러싸인 5.01캐럿 카이트 컷 다이아몬드에서 절정을 이룬다. 동시에 프린세스 컷 다이아몬드가 일정한 패턴으로 각 스톤을 서로 연결하며, 넥 칼라 부분 역시 전체가 다이아몬드 파베 세팅되어 있다. 이 퀘스천 마크 네크리스를 완성하기까지 무게와 균형이라는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며 유연한 연결 구조로 편안한 착용감을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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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ucheron Archives

THE SILHOUETTE

직물 상인의 아들이던 프레데릭 부쉐론은 여타 주얼러들과 다른 관점에서 주얼리를 바라보았다. 그에게 주얼리는 의복의 연장이자 개인의 스타일을 구성하는 또 하나의 요소였다. 귀한 실크는 물론 레이스, 패브릭의 질감과 유연성, 드레이프에 대한 뛰어난 감각은 그만의 유산이었다. 그는 쿠튀르에 대해 축적한 지식을 주얼리 창작에 적극 활용했다. 겉보기에 단순하지만 놀라울 만큼 유연하며 여러 방식으로 착용 가능하고, 어떤 상황에서든 활용 가능하도록 변형되는 주얼리를 창조한 것. 클레어 슈완은 이러한 유산에 경의를 표하며 화이트 골드와 다이아몬드가 신체의 곡선을 따라 흐르고 움직임에 반응하는 유연한 작품을 완성했다. 이를 위해 부쉐론 장인들은 칼라 내부에 보이지 않는 잠금 시스템을 숨겨놓았다. 이처럼 정교하게 제작된 다수의 유연한 연결 구조 덕에 하나의 작품이 분해되어 새로운 형태로 다시 태어나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착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결론적으로 이 주얼리는 총 여섯 가지 방식으로 착용할 수 있다. 네크리스와 더블 숄더 장식을 결합한 스타일, 베젤 세팅 다이아몬드가 대칭적으로 이어지는 2개의 숄더 브로치, 앞뒤 모두 길게 드리워지는 더블 드롭 소투아르 네크리스, 2개의 네크리스, 그래픽적인 초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손목을 장식하는 한 쌍의 브레이슬릿이다. 총 길이 7m가 넘는 베젤 세팅 다이아몬드 체인은 2천5백 개 이상의 라운드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했고, 초커 네크리스에 더한 다이아몬드 라인은 쿠튀르에서 느껴지는 유연함을 표현했다. 또 초커에 장식한 1백 개가 넘는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는 마운팅 이후에 다이아몬드를 계단식 패턴으로 배열해 깊이감과 조형적인 입체감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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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ucheron Archives

THE UNTAMED

동식물 관찰하는 것을 즐기던 프레데릭 부쉐론은 자연에서 많은 영감을 얻어 주얼리를 제작했다. 그는 타 메종과 달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박한 꽃 또는 식물에 관심을 두었다. 그중 그의 비전을 가장 온전히 상징하는 식물은 길들지 않는 아름다움의 상징, 아이비였다. 클레어 슈완은 아이비 모티브를 적용한 최초의 퀘스천 마크 네크리스 디자인을 재현하고 상징적 길이를 현실로 구현하고자 했다. 원본 스케치를 충실히 따르되 현대적인 착용 방식에 맞게 재해석하며, 라운드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아이비 가지가 신체의 곡선을 따라 자유롭게 흘러내리는 모습을 구상했다. 이 디자인이 제시하는 길이와 균형이라는 이중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줄기와 잎은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연결했으며, 그 위치는 밀리미터 단위까지 정밀하게 계산했다. 이러한 구조는 주얼리 착용 방식에 최대한의 자유를 제공하고자 한 부쉐론의 철학 아래 설계되었다. 이에 따라 장인들은 다수의 유연한 연결 구조를 갖춘 멀티웨어 작품을 완성해, 다양한 형태로 변형 착용 가능하다. 아이비 가지를 이루는 여러 요소는 분리 가능하며, 롱 또는 숏 퀘스천 마크 네크리스, 칼라 네크리스, 브로치, 또는 헤어 주얼리로 착용할 수 있는 폭넓은 선택지를 제시한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록 크리스털로 표현한 작은 열매와 잎사귀 하나하나, 생동감을 더하기 위해 의도한 떨림 요소까지, 자연주의적 사실성을 추구했던 프레데릭 부쉐론의 정신을 충실히 반영했다. 각각의 디테일은 살아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사실적으로 구현되었다.



문의 080-822-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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